본문 바로가기
세계로 떠난 여행 이야기

Part 1 - 일본 도쿄 여행에서 만난 맛집 둘러보기

by Mc휴고 2022. 3. 18.

일본의 음식점들이 몰린 골목의 야경

도쿄의 맛집을 소개하려면 한이 없습니다. 많이 간추려서 두 편으로 나눠 포스팅합니다. 오늘은 오래된 역사를 지닌 소바집 칸다 마츠야와 스키야키로 유명한 닌교초 이마한을 소개합니다.

 

 

140년이 넘는 역사의 소바집, 칸다 마츠야

가까운 곳이지만 의외로 도쿄는 세 번 밖에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여행지 중에 어느 곳을 갈까 선택하면 조금씩 뒤로 밀렸었습니다. 같은 일본이라도 뭔가 조금은 특색 있는 도시에 가고 싶기도 했고 일본보다는 조금은 더 먼 곳, 그리고 물가가 싼 곳을 선호했던 탓이었습니다.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편견이 아무래도 도쿄 여행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도쿄 여행은 예상했던 것보다 즐겁고 볼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중에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나 음식점들을 소개합니다. 물론 한일관계가 차가워지기 전,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전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가장 먼저 1880년대에 문을 연 아주 오래된 소바집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마루노우치선 아와지초 역 A3번 출구로 나가면 역사 깊은 두 개의 소바집이 있습니다. 1880년에 문을 열었던 '야부소바', 그리고 야부소바에서 일했던 분이 4년 후 문을 연 '칸다 마츠야', 이 두 집입니다. 당시에 도미인 프리미엄 칸다에서 묵었었는데 호텔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에 칸다 마츠야가 있었습니다. 손님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서 일부러 오후 2시 이후 애매한 시간에 칸다 마츠야를 방문했습니다. 마침 TV 방송을 찍고 난 후였는지 가게에서 촬영기사와 리포터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야부소바가 아닌 칸다 마츠야를 방문한 이유는 안타깝게도 2001년에 야부소바는 화재로 인해 다시 지었기 때문입니다. 더 오래된 건물 느낌을 받고 싶어서 칸다 마츠야를 방문했습니다. 두 가게 모두 관동대지진 때 무너져서 1920년대에 건물을 다시 짓긴 했습니다. 가게에 들어가니 혼자 온 손님, 연령이 조금 있으신 듯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현지인들이었습니다. 규모에 비해 많은 점원들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일한 분인 듯합니다. 당연히 친절하고 서로 손발이 잘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문을 닫습니다.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일본 가게에 가면 신용카드가 안 되는 곳이 많은데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현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점원이 우리가 외국인임을 눈치채시고 영어 메뉴를 가져다주십니다. 가장 기본적인 모리소바를 고추냉이 추가해서 주문했습니다. 양이 적으니 라지로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판 메밀처럼 면이 잘 말려서 나오지 않고 넓고 둥그런 판에 흐트러져서 나옵니다. 면발은 단단하고 씹는 식감이 좋았으며 전체적으로 짜진 않지만 츠유에서 풍기는 여러 맛 중에서는 짠맛이 가장 강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나무 주전자에 무엇인가가 들어있는데 모리소바를 다 먹은 후, 남은 츠유에 주전자에 담긴 소바유를 부어 희석시킨 다음 차를 마시듯 마시면 됩니다. 가게에서 점원 분이 친절히 알려주셨습니다. 소바유는 우리나라 냉면집에서 주는 면수와 비슷한 지 궁금해서 따로 살짝 맛을 봤으나 간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메밀국수와 미묘하게 맛이 달라 처음 먹은 저로선 '무척 맛있다'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역사가 오래되고 건물 자체에서 풍기는 멋이 있으니 국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칸다 마츠야를 추천드립니다.

 

 

일본 우동을 만드는 나이든 셰프

최고의 스키야키 닌교초 이마한 본점 

두 번째 도쿄를 방문한 2015년, 정말 가고 싶었던 닌교초 이마한 본점을 갔습니다. 당시에는 전화로만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 계신 지인 분에게 부탁해서 전화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여기 비싼 곳인데 괜찮겠어?"라고 걱정까지 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요즘은 인터넷 예약이 됩니다. 왜 미슐랭 스타가 없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좋았던 곳입니다. 사실 2014년에 예약 없이 무작정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스키야키가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한국의 김밥천국 같은 요시노야에서도 먹어보고 서울 시청 근처에 있는 스키야키 집을 찾아서 맛도 봤습니다. 간장과 설탕으로 이뤄진 단짠의 조화에 얇게 썬 쇠고기까지 들어갔는데 맛없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이마한은 얼마나 더 맛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도쿄는 지하철이 꽤나 복잡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같은 이름의 역일지라도 회사가 달라 역사가 다르기도 하고, 회사가 다른 노선끼리는 당연히 환승하는 것이 복잡하고 요금도 새로 내야 합니다. 물론 스이카 카드를 준비하면 새로 표를 끊을 필요가 없어 편하긴 합니다. 닌교초 이마한을 가는 방법도 여럿 있지만 저는 하야비센을 타고 닌교초 역 A1출구로 나와 걸어갔습니다. 에도시대에 번화했다던 닌교초, 이 동네는 우리나라 붕어빵 같은 닌교야키가 유명합니다.

 

이마한에서 예약자 명단을 확인하고 2층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식사는 무조건 2층에서 합니다. 오래됐지만 정갈한 분위기의 집의 각각 독립된 방에서 식사를 합니다. 식사는 각 방에 배당된 담담 서버가 모든 것을 도와주십니다. 방 인테리어는 일본 느낌이 물씬 납니다. 창호지로 된 창과 에어컨 틀도 나무로 짜서 전혀 현대적인 것으로 인한 부조화를 방지했습니다. 벽장도 있어서 옷이나 짐을 넣어 음식 냄새가 배지 않게 배려합니다. 스키야키 런치메뉴를 주문했는데 최소 4,860엔이었습니다. 물가가 잘 안 오르는 일본이긴 하지만 요즘은 얼마인지 궁금합니다. 전채요리와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스키야키를 기다립니다. 싱싱한 계란을 주는 데 나중에 고기를 이곳에 찍어서 먹습니다. 계란이 떨어지면 또 가져다주십니다. 고기는 홋카이도 산이었습니다. 3천엔 더 비싼 메뉴도 있었는데 혹시 고베규가 나오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제부터 손님은 먹기만 하면 됩니다. 계란에 고기를 담는 것까지 모두 서버가 해줍니다. 본인이 하는 거라고 계란에 담긴 고기를 젓가락으로 자기 입에 넣고 씹기만 하면 됩니다. 정말 최고의 맛과 최고의 서비스였습니다. 스키야키를 다 먹으면 남은 소스에 계란덮밥 같은 것을 만들어 줍니다. 다 알아서 그릇에 담아 주시니 똑같이 본인이 씹기만 하면 됩니다. 식사가 끝나면 아이스크림이 디저트로 나오고 보이차도 나옵니다. 둘이서 스키야키 런치메뉴 2인분에 맥주 세 잔을 더 시켜서 세금까지 12,000엔이 조금 덜 나왔습니다. 충분한 값어치가 있습니다. 오히려 싸게 느껴집니다. 해외여행 중 미슐랭 레스토랑을 몇 번 다녔는데 왜 이곳에 별을 주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이후로 이미 미슐랭 스타를 받았을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 검색해봐야겠습니다. 맛집과 볼거리가 너무 많은 도쿄라 한 번에 모든 걸 소개하기 힘듭니다. 또 기회가 되면 다른 맛집들로 돌아오겠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