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 여행을 소개하며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곳들을 추렸습니다. 스카프타펠 빙하 하이킹, 공항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러서 온천을 즐겼던 블루라군, 서쪽에 우연히 묵게 된 도시 보르가네스와 짧게 지냈던 동쪽의 도시 세이디스피외르뒤르, 오로라를 만났던 남쪽의 비크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풀어놓겠습니다.
미처 소개하지 못한 곳
남부의 작은 마을 비크에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까지는 14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스카프타펠에 가는 이유는 바로 빙하 하이킹 때문입니다. 여행 전에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약속 시간에 약속 장소로 가서 바우처를 건네주고 간단한 서류작성을 끝냈습니다. 미리 하이킹 부츠도 예약을 해둔 덕에 사이즈를 알려주고 신발을 갈아 신었습니다. 30여 명이 같은 시간에 출발하는데 10명씩 세 팀으로 나눕니다. 각 팀을 담당하는 가이드가 크램폰을 발 사이즈에 맞게 맞춰주고 두 대의 버스로 스비나펠스요쿨로 출발합니다. 스비나펠스요쿨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닥터 만 (맷 데이먼)이 있었던 얼음으로 뒤덮인 행성을 촬영했던 곳입니다. 도착지에서 버스에서 내려 크램폰 착용법 및 안전에 관한 내용, 그 외 장비 사용법을 배우고 본격적인 하이킹이 시작됩니다. 이곳 빙하가 마냥 하얗고 파랗지만은 않은 이유가 바로 화산재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신비롭습니다. 중급자 코스로 택했지만 어렵지 않고 굉장히 안전하게 투어가 이루어집니다. 빙하 위를 걷는 체험은 정말 특별합니다.
아이슬란드 여행 전에 블루라군이나 미바튼 네이처 바스 둘 중 한 곳에서 온천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동선과 일정 상 최종적으로 블루라군이 낙점됐습니다. 후기에 블루라군은 '너무 상업적이다. 사람이 많다. 비싸다' 등등의 내용이 있었지만 여행을 마치는 시점에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공항으로 가기에 더없이 좋아서 일단 갔습니다. 참고로 블루라군과 케플라빅 국제공항은 20분 거리에 있습니다. 블루라군에서 숙박하며 여유를 즐기면 좋겠지만 숙박은 굉장히 비쌉니다. 실제로 블루라군에 많은 여행객이 오긴 하지만 타임 슬랏 별로 인원수에 제한을 두기 때문에 온천에 들어가면 사람이 많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굉장히 여유로웠고 안 왔으면 후회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루라군은 1976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자연 온천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애초에 온천으로 개발한 곳도 아닙니다. 지열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땅을 팠는데 나온 물에 미네랄 함량이 너무 많아서 발전소로 사용하기에 적합지 않아서 온천으로 변경된 곳입니다. 해수풀에서 수영할 때처럼 물맛이 약간 짭짤합니다. 48시간 내에 물도 완전히 교체되기 때문에 수질 걱정도 필요 없습니다. 물 색이 더없이 아름답고 환상적입니다. 머드 팩도 즐기고 온천에서 음료도 마시며 릴랙스 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마무리하고 공항 가기 전에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소개 못한 세 개의 도시 (또는 마을)을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서쪽에 보르가네스라는 곳이 있는데 영화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파파존스로 나오는 베이커리 & 커피숍이 있습니다. 우연히 들른 보르가네스에서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소를 만나니 반가왔습니다. 발음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원어로 적겠습니다. Geirabakari Kaffihus라는 곳입니다. 이른 아침에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와 빵으로 식사를 하기에 정말 좋은 장소입니다. 영화에 나왔던 장면들도 붙어 있었습니다.
동쪽에 있는 세이디스피외르뒤르는 정말 예쁜 도시입니다. 가는 길도 꼬불꼬불 언덕을 넘어가는데 풍경이 정말 멋집니다. 위에 언급한 영화에서 주인공 월터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곳입니다. 포스트 호스텔이라는 곳에서 1박을 했는데 예전에 우체국이었던 곳입니다. 미리 장을 본 패티와 번으로 햄버거를 만들어 먹던 추억이 있습니다. 아침에는 호스텔 바로 앞에 큰 크루즈가 정박해 있었습니다. 언젠가 저런 크루즈로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쪽의 비크를 소개합니다. 오로라를 만났던 곳이라 정말 특별한 곳입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크로난이라는 대형마트가 있어서 장을 보기에 좋습니다. 1회용 바비큐 키트를 구입해서 집 앞에서 고기와 옥수수를 구워 먹었습니다. 그러다 오로라를 봤습니다. 하늘에 커튼처럼 드리워진 오로라, 시시각 변하고 움직이는 모습에 넋을 잃었습니다. 아이 었을 때 바다를 처음 본 느낌처럼 황홀했습니다. 오로라가 구름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굉장히 빨리 사라지기도 하고 생기기도 하고 모양이 변하기도 합니다. 버킷리스트 한 가지를 이룬 날이었습니다.
가고 싶었지만 못 간 곳
일정과 갑작스러운 날씨로 못 간 곳들을 정리합니다. 앞서 소개한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서 주상절리로 물이 떨어지는 스바르티스포스라는 아름다운 폭포가 있습니다. 빙하 하이킹을 끝내고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고 다음 일정인 요쿨살론까지 가야 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포기하고 간단한 식사 후 스카프타펠을 떠났습니다.
북부를 여행할 때, 크라플라 비티라는 이름의 칼데라 호에 가려고 했지만 엄청난 눈이 갑자기 내린 탓에 올라가는 중 차라 살짝 돌아가자 마음을 고쳐먹고 포기했습니다. 렌트한 차가 사륜구동이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아쉽습니다. 다행히 데티포스는 다녀온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골든 서클을 구경하고 마지막에 근처에 있는 루가바튼 폰타나에 가서 지열로 구운 호밀빵을 먹는 체험을 하려고 했지만 빵 굽는 시간에 맞추지 못해 포기했습니다. 대신 목장 바로 옆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Efstidalur라는 곳입니다.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는데 위층은 레스토랑과 숙박도 가능한 호스텔입니다. 1층에서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으면서 바로 옆 큰 유리창을 통해 목장의 소들을 볼 수 있습니다. 2층의 레스토랑은 식사가 가능하며 분위기도 멋집니다. 2층 레스토랑 또한 유리창을 통해 목장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지열 호밀빵 체험을 놓친 대가로써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총 다섯 편으로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 여행을 정리해봤습니다. 정리하는 중에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름에 백야를 즐기며 캠핑을 하면서 일주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서 코로나 판데믹이 종료되고 맘 편히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을 꿈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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