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로 떠난 여행 이야기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 - 레이캬비크 편

by Mc휴고 2022. 3. 24.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알록달록한 마을 건물들과 푸른 바다

지난 시간에 이어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 이야기 2편을 소개하겠습니다. 링로드 일주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레이캬비크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요약해봤습니다.

 

 

레이캬비크 - 아이슬란드 여행의 시작과 끝

아이슬란드의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보통 차량으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레이캬비크를 거점으로 골든 서클 (싱벨리르, 굴포스, 게이시르) 관광이나 요쿨살론도 당일로 다녀오는 짧은 여행도 가능합니다. 제가 했던 링로드 일주는 레이캬비크에서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서 다시 레이캬비크에 돌아오는 것입니다. 공항에서 레이캬비크에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약간의 돈은 미리 환전하는게 편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핀란드 반타 공항에서 미리 환전해도 좋습니다. 달러보다 유로를 ISK로 바꾸는 것이 유리합니다. 아이슬란드는 신용카드 사용이 편하기 때문에 현금이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공항에서 면세로 가장 저렴한 가격에 술을 살 수 있습니다. 1인당 살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시내에서는 비싸기도 하지만 일반 마트에서는 술을 팔지 않기 때문에 미리 술을 쟁여 놓고 렌트한 차에 싣기 바랍니다. 당연히 유심도 공항에서 구입합니다. 1G짜리 2,000 ISK 정도에 구입하면 일주일 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레이캬비크의 중심가는 P1 부터 P4까지 주차구역이 나뉘어있습니다. P1이 가장 혼잡한 곳이고 P4가 가장 덜 혼잡한 곳이며 주차비가 덜 혼잡할수록 낮아집니다. 어느 구역이던 저녁 6시가 지나면 (P4는 오후 4시까지 유료) 다음날 아침 9시까지는 (P4는 아침 8시까지 / P1~3 주말은 아침 10시까지) 무료입니다. 별도의 'P'표시가 없는데 차량이 세워져 있다면 무료로 주차 가능한 곳입니다.

 

레이캬비크의 첫인상은 작고 예쁜 도시였는데, 링로드를 끝내고 돌아오니 대도시처럼 느껴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여행객을 위한 호스텔과 레지던스들이 많았고 에어비앤비로 좋은 위치에 있는 집을 빌리기도 편했습니다. 모두 영어를 잘 쓰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샤워를 하거나 수돗물을 마시면 가끔 유황 성분으로 계란 냄새가 나는 재미있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레이캬비크 볼거리

레이캬비크의 가장 중심가는 라우가베구르 거리입니다. 이 거리를 중심으로 많은 레스토랑들과 상점들이 있습니다. 첫 1박을 라우가베구르 거리에 있는 집을 에어비앤비로 빌렸습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링로드 일주를 시작할 계획이라 중심가에서 여행 전야를 멋지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라우가베구르 거리에 주말에 머무른다면 조금은 시끄러울 수 있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합니다. 아이슬란드 인구의 1/3이 레이캬비크에 거주하기 때문에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입니다. 비율로만 보면 대도시 느낌이지만 실제 거주자의 수는 대략 123,000명 정도입니다. 예쁜 벽화와 여러 상점들을 구경하고 근처 멋진 교회 할그림스키르캬를 산책하고 다음날 링로드를 떠납니다.

 

할그림스키르캬에서 '키르캬'는 '처치' 즉, 교회를 뜻합니다. 주상절리를 표현한 건축물이 독특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교외 앞에는 알렉산더 칼더의 아버지가 만든 동상이 하나 있습니다. 북아메리카 대륙을 아주 오래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Leif Erickson이라는 인물입니다. 할그림스키르캬는 레이캬비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써 높이가 74.5미터나 되는 아이슬란드에서 제일 높은 건물입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유럽의 다른 나라 들에서 본 성당과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화려한 장식이 없고 내부 구조 자체의 간결한 멋스러움이 있습니다. 15미터 높이의 파이프 오르간을 볼 수 있는데 연주시간이 여행 일정과 맞지 않아 소리를 못 들은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주말에 머문다면 레이캬비크 주말 벼룩시장 (Kolaportid)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주말 아침 11시부터 저녁 5시까지 열립니다. 거리에 열리는 것은 아니고 건물 내에서 열립니다. 주변 P2 지역에 주차할 수 있습니다. 근처 기계에 주차를 얼마즘 할지 시간을 입력하고 동전을 넣으면 티켓이 나옵니다. 그 티켓을 대시보드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벼룩시장은 예상과는 다르게 약간 장사하는 사람들이 모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단, 해산물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말에 머무르면서 음식을 해먹을 계획이 있으면 이곳에서 해산물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레이캬비크에 머물면 밤에 멋진 하르파를 바라보는 것도 좋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발전소처럼 생긴 페를란에 다녀오는 것도 추천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이 너무 아름다운 하르파 근처에는 삼각대를 놓고 사진 찍는 사람들을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내부도 멋있는데 낮에 자연광이 들어올 때 어떨지 궁금합니다. 하르파 내에서 기념품들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페를란은 오랫동안 물탱크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할그림스키르캬의 전망대를 가지 않은 대신 페를란 전망대로 갔는데 꽤 괜찮습니다. 전망대 구경만 하지 말고 더 윗 층에 있는 공간에 가면 유리 돔 내에서 간단한 음료, 술, 식사가 가능합니다. 유리창 밖으로 레이캬비크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아이슬란드의 랜드마크 할그림스키르캬

레이캬비크 먹거리

레이캬비크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세 번의 식사를 했습니다. 첫번째는 숙소 바로 앞에 있는 '73' 레스토랑이었는데 아이슬란드에 도착해서 첫 식사를 한 곳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집이 72번지였는데 73 레스토랑은 73번지이니 얼마나 가까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높은 물가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챙겨간 음식물과 핫도그와 햄버거를 만들어 먹으며 여행했지만 그래도 링로드 일주 시작 전에 여행을 기념하는 의미로 갔던 레스토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값싼 편에 드는 와인 '가토 네그로'도 이곳에선 싸지 않습니다. 무려 오만 원 가까운 금액에 팝니다. 스테이크와 대구요리 등을 먹었는데 맛은 좋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여행자에게 레스토랑은 사치일 정도로 비싼 편입니다. 차라리 어차피 비싸다면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 'Dill (딜)'을 추천합니다.

 

링로드 일주를 끝내고 레이캬비크로 돌아와서 2박을 했는데 그 마지막 밤, 여행을 끝내는 기념으로 미리 예약했던 유일한 아이슬란드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Dill에 갔습니다. 영업시간이 수~토요일 저녁 6시 이후에만 합니다. 다행히 드레스코드는 엄격하지 않습니다. 레스토랑 입구를 보고 굉장히 규모가 작은 식당인 줄 알았는데 들어가 보니 의외로 넓습니다. 어둑어둑한 공간이 여럿 나뉘어 있어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입니다. 메뉴는 고르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5코스 아니면 7코스를 고르면 됩니다. 샴페인을 별도로 주문하거나 와인 페어링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7코스를 먹었는데 약 14만 원이 넘었습니다. 미슐랭 레스토랑에 아이슬란드 물가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입니다. 나눠주는 메뉴판에 일련번호 같은 것이 적혀 있어서 물어봤더니 코스 요리의 차림이 바뀔 때마다 번호를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리뉴얼 버전 같은 개념입니다. 눈과 입이 즐거운 창의적인 노르딕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딜 강력 추천드립니다. 단, 천천히 세 시간 정도 식사를 할 체력은 남겨 두셔야 합니다. 여행 후 너무 피곤한 상태라면 세 시간의 식사는 너무 힘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시바론 (Sea Baron)입니다. Saefreifinn이라고도 합니다. 오전 11:30 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을 하는 식당인데 저녁 먹으려면 늘 줄을 설 정도로 손님이 많다고 합니다. 저는 오픈 시간에 맞춰 갔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랍스터 수프'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랍스터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은 다릅니다. 새우의 일종으로 랑구스틴을 랍스터라고 부르는데 크기가 작습니다. 올드 포트에 있는 시바론에서 랍스터 수프와 꼬치들을 주문해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함께 나온 빵을 랍스터 수프에 찍어 먹으니 예술입니다. 시바론에는 사실 더 많은 메뉴가 있습니다. 밍크 고래도 있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 시도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아이슬란드의 남부, 북부를 나눠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