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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떠난 여행 이야기

고베 여행 - 색다르게 즐기는 세가지 방법

by Mc휴고 2022. 3. 13.

고베 하버랜드 야경

아름다운 항구도시 고베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봅니다. 널리 알려진 관광지 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소개하겠습니다. 

 

 

1. 롯코산에서 야경 감상하기

지금도 잊지 못하는 광경이 있는데 바로 900미터가 넘는 롯코산 위에서 촛불처럼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들을 내려다본 장면입니다. 롯코산에 오르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데 이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롯코 케이블카 시타라는 곳까지 가야 합니다. 한신 미카게 역, 한큐 롯코 역, 또는 JR 롯코미치 역에서 내려 16번 버스를 탑니다. 버스를 조금 오래 (약 20분가량) 타더라도 한신 미카게 역에서 타면 편하게 앉아갈 수 있습니다. 이 16번 버스와 케이블카 왕복, 그리고 케이블카에서 내려 산 위를 다니는 산죠 버스까지 롯코산 투어리스트 패스 한 장 천 엔에 구입하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베 여행 전에 한국에서 와그같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리 구입해서 인천공항이나 간사이 공항에서 수령하면 됩니다.

 

미카게 역에서 16번 버스를 타고 케이블카 타는 곳에 내리면 벌써부터 상쾌하고 맑은 공기가 느껴집니다. 이곳의 케이블카는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흔히 우리가 상상하는 케이블카가 아니라 케이블을 이용해 경사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오는 열차 같은 형태입니다. 케이블카를 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면 텐란 전망대라는 곳까지 갑니다. 텐란 전망대도 좋지만 산죠 버스를 타고 더 좋은 곳들을 갈 수 있습니다. 그중 가든테라스를 구경하고 이곳에서 멋진 야경을 감상하길 추천합니다. 감히 인생 야경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왔습니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유료 전망대인 시다레 전망대가 있는데 굳이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고베 도시 구경을 하는 것도 물론 즐겁지만 잠시 외곽으로 나와 높은 산에 올라 야경을 감상하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슈신칸 양조장 방문하기 

고베는 효고현에 속한 도시입니다. 물이 굉장히 좋은 곳으로써 사케 양조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고베 여행 중에 갑자기 13대째 내려오는 역사 깊은 슈신칸이라는 양조장에 대한 기사를 접해서 오사카로 가는 도중 방문했는데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한신선을 타고 이시야가와 역이라는 작은 역에 내립니다. 이 역에는 코인라커 같은 것이 없으니 짐은 단출하게 챙겨 가는 것이 좋습니다. 짐이 많다면 수고스럽더라도 슈신칸까지 찾아가서 그곳에 짐을 맡기면 됩니다. 구글맵을 켜고 10분가량 걸어가니 슈신칸이 나옵니다. 차량을 이용하시면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으니 편할 것 같습니다. 오전 10시에 오픈을 하는데 그전에 도착하니 향긋한 밥 짓는 냄새가 납니다. 어느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마을에 온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슈신칸에는 후쿠쥬라는 이름의 사케를 생산합니다. 네 종류의 후쿠쥬가 있는데 모두 시음해 볼 수 있습니다. 노벨상 시상 만찬에 제공되어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슈신칸에서 후쿠쥬를 구입할 수도 있고 '생주'를 살 수도 있습니다. 도정한 정도를 선택해서 구입할 수 있는데 일주일 내에 마셔야만 합니다. 구입해서 당일 밤 오사카 숙소에서 맛을 봤는데 너무나도 깨끗한 맛에 반했습니다. 사케를 특별히 좋아하진 않는데 향긋한 물을 마시는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슈신칸에서는 사케 외에도 다양한 안주거리나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슈신칸이 있는 이 나다 지역에는 많은 양조장들이 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하루 이틀 머무르며 모든 양조장들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시냇물이 흐르는 고베의 시골을 내려다 본 모습

3. 고베에서 평양냉면 맛보기

원조 평양냉면을 일본 고베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게 과연 사실일까? 유명하다는 한국의 평양냉면 집들을 두루 거쳐서 다 맛을 봤을 정도로 냉면에 진심인 편인데, 일본 고베에 원조 평양냉면 집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고베를 여행하게 된다면 꼭 한 번 가보리라 다짐했습니다. 2018년도 즈음, '옥류관 1호점'이라는 TV 2부작 스페셜 방송을 했었습니다. 대충 가본 냉면집들이 나오다가 뜬금없이 가수 존박 씨가 고베에 냉면을 먹으러 갑니다. 고베 신 나가타 역에 있는 냉면집이었는데 오래전 북한 출신 분이 가게를 열었고, 지금은 그 후손들이 경영한다고 합니다.

 

히메지 성을 구경하고 산요 라인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니시다이 역에서 내려 '원조 평양냉면' (일본 가게명: 헤이조 레이 멘야)을 찾아갔습니다. 대부분 손님들은 예상과 달리 일본 현지인들이었습니다. 냉면뿐 아니라 불고기, 갈비탕과 같은 한국음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일단 냉면을 먹기 위해 왔으니 냉면을 주문했습니다. 냉면의 외관부터 많이 다르고 맛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면발은 두껍고 쫄깃한 편이며 옥수수 향이 났습니다. 익히 알던 평양냉면의 맛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특별하고 맛있었습니다. 음식은 시대와 장소 그리고 현지의 식재료 등에 따라 발전하고 변하나 봅니다. 어떤 음식평론가는 이곳의 평양냉면이 어쩌면 원형이 잘 보존된 것 같다는 평을 했습니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위 소개드린 세 가지 외에도 고베에는 매력적인 곳이 많습니다. 오래전부터 서양에 문을 열기 시작한 항구 도시라 다양한 음식 문화 외에도 서양식 주택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진칸도 멋있고 올라가는 길에 있는 스타벅스도 이색적입니다. 모자이크에서 크루즈가 떠 있는 밤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운치 있습니다. 고베의 매력을 다시 소개할 날을 기다리며 오늘 글을 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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