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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떠난 여행 이야기

로마 여행 - 숙소 위치로 좋은 나보나 광장 주변

by Mc휴고 2022. 4. 1.

나보나 광장에 몰려있는 많은 관광객들

로마를 여행할 때 도보로 다니기에 좋은 숙소를 잡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나보나 광장을 추천합니다. 나보나 광장의 역사와 생김새를 짧게 살펴보고 광장에서 만날 수 있는 두 거장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숙소 위치로 좋은 나보나 광장

로마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봐야 할 유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서 이동을 할 경우도 있지만 숙소의 위치가 좋다면 도보로 편하게 많은 곳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나보나 광장 바로 북쪽에 근접한 숙소를 예약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합니다. 많은 카페와 식당도 있고, 로마에 방문했다면 꼭 가야 할 장소들을 도보로 다닐 수 있었습니다. 나보나 광장에서 판테온, 트레비 분수, 스페인 계단, 카스텔 산탄젤로, 바티칸 까지도 걸어서 이동 가능합니다. 테베레 강도 가까우니 강변을 따라 산책하기도 좋습니다. 

 

나보나 광장은 폭 50여 미터, 길이 300미터 정도 되는 세로로 긴 형태의 광장입니다. 북쪽에서 남쪽까지 비슷한 거리를 두고 총 세 개의 분수가 있습니다. 분수의 이름은 북쪽부터 순서대로 넵튠 분수, 4대 강의 분수, 모로 분수입니다. 광장  왼 편에는 성 아녜제 성당이 있습니다. 영문 발음으로는 '성 아그네스'입니다. 

 

광장 양 옆으로는 좋아 보이는 리스토란테들이 많습니다. 카페도 있으니 카푸치노 한 잔 하는 것도 좋습니다. 광장 남쪽으로 내려가 골목길을 다니면 작은 식당들과 마트도 있어서 숙소에서 간단히 먹을 음식과 음료를 구입하기에 좋습니다.

 

사실 나보나 광장은 1세기 경, 고대 로마 시대에 모의 해상전투 훈련과 스포츠 복합시설이 있던 도미티아누스 경기장이었습니다. 광장 북쪽 길을 가다 보면 지하에 있는 유적지를 볼 수 있습니다. 도미티아누스 경기장은 다 파괴되었지만 세로로 된 긴 직사각형 형태는 그대로입니다. 

 

광장을 거닐면 거장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그냥 사진만 찍고 지나치기엔 아쉽습니다. 위에 잠시 설명한 분수들 중에 중간에 있는 4대 강의 분수가 가장 유명한데 이는 베르니니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분수 위에 있는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것이 아닌 로마에서 만든 것입니다. 바로 근처 성 아녜제 성당은 바로크의 거장 보로미니의 작품입니다. 훌륭한 예술품을 거리 곳곳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로마 시민들이 부러울 뿐입니다.

 

 

나보나 광장 성 아녜제 성당 앞 4대강의 분수 중 한 조각상

나보나 광장에서 베르니니와 보로미니의 대결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 베르니니와 보로미니는 한 스승 밑에 있던 제자였지만 서로 라이벌로 알려지고 있으며 출신지역, 사회성이나 성품 그리고 작품 성향도 많이 달라서 서로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베르니니는 성 베드로 성당으로 익숙한 산 피에트르 성당 건축을 스승에 이어 완성시킨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그 외에 많은 훌륭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사회성도 좋았던 베르니니와 달리 보로미니는 염세적이고 신경질 적인 성격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하학적인 요소에 역동성이 느껴지는 건물들로 유명합니다. 나보나 광장에는 이 둘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보로미니의 성 아녜제 성당과 베르니니의 4대 강의 분수가 바로 그것입니다.

 

4대 강의 분수는 도나우, 나일, 갠지스, 플라타 강을 의인화한 조각상이 있는데, 플라타 강을 의인화한 석상은 손으로 하늘 쪽을 막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베르니니가 분수의 조각상을 만들며 '보로미니가 지은 성 아녜제 성당이 무너질까 봐 손으로 막고 있는 것이며, 나일강을 의인화한 석상은 아예 성당이 꼴도 보기 싫어서 보자기로 얼굴을 가렸다'라는 이야기를 꾸몄습니다. 각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까지 후세에 도는 것으로 보아 둘 간의 관계라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 아녜제 성당 앞의 4대 강의 분수 아이디어는 보로미니가 먼저 교황에게 제의했으나 사교적인 성격의 베르니니가 인맥을 동원해서 일을 가로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보르게세 미술관이나 바티칸 미술관에서 베르니니의 작품을 종종 마주칠 수 있으며 미켈란젤로 이후 최고의 작가로 여겨집니다.

 

로마를 여행할 때 건축물이나 조각상, 그리고 역사를 미리 공부하고 가면 훨씬 더 여행의 재미가 배가됩니다. 여행 전에 위와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들려줄 생각으로 미리 책을 읽고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산책'이라는 책은 꼭 한 번 읽고 여행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로마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진 것을 느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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