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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뜻과 역사, 그리고 대체어에 대한 고민

by Mc휴고 2022. 6. 23.

오마카세-연어초밥

'오마카세'가 우리나라 대중에 알려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대략 2010년대 중·후반부터 고급 일식집부터 천천히 알려진 정도입니다. 이젠 누군가 특별한 기념일에 오마카세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오마카세의 뜻과, 굳이 오마카세라는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좋을 음식에 붙이는 모습을 보고 대체할 만한 우리말은 없을지 고민합니다.

 

 

 

오마카세 (せ, Omakase)

위 '마카'로 발음하는 한자 '任'은 보통 '일임한다'라고 말할 때 사용하는 맡긴다는 뜻은 '임'자입니다. 한자의 뜻처럼 일식집에서 대접받을 메뉴의 종류와 요리 방식을 모두 셰프에게 맡기는 형식을 말합니다. 

 

셰프는 제철, 양질의 재료로 무엇을 접시에 낼 지 결정합니다. 셰프의 철학에 따라 제공되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셰프에 대한 신뢰도 중요합니다. 손님의 만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많은 손님을 받지 않기도 합니다.

 

▶ 역사

오마카세는 일본에서도 1990년 이후에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선 이름을 모르는 손님을 위한 서비스로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도 통영의 '다찌집'이 비슷한 형태로 술은 메뉴가 정해져 있지만, 안주는 당일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실 국내 일식 분야 특급 호텔은 1990년대 중반부터 오마카세 카운터석을 제공하고 식사를 제공했지만, 한국 스타일의 회 문화와 결합되어 있어서 정통 일본 스타일의 오마카세라고 부르기는 힘들었고, 더구나 일반인에게 널리 퍼지기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 한국 오마카세 요리 방식에 따른 계열

모리타 계열

일본 기요다에서 수셰프로 일하던 모리타 셰프가 신라호텔 아리아께에 부임하면서 하나의 스타일로 정착되었습니다. 흰살생선류를 담백하게 처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국내 플래그쉽 오마카세 업장으로 인식되는 코지마와 하네가 모리타 계열입니다.

마츠모토 계열

신라호텔에 대항하기 위해 조선호텔의 스시조는 2008년 일본의 마츠모토 셰프를 영입했습니다. 등푸른 생선에 강점이 있습니다. 스시마츠모토, 분당 스시야, 스시 시미즈, 스시 민종우 등이 대표적인 마츠모토 계열의 식당입니다.

권오준 계열

고숙성 스시를 사용해서 풍미가 진하고 쥬시한 스타일입니다. 타쿠미곤, 스시만, 스시 아라타, 스시 카나에가 권오준 계열입니다.

기꾸 계열

한국 일식계 기꾸에서 파생된 계열로 한국스러운 스시와 음식이 제공되는 스타일입니다. 김수사, 스시쵸우, 스시정 등이 있습니다. 한국스럽게 양이 넉넉하고 접객도 투박한 스타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오마카세 식사 구성

전채요리 격인 '츠마미'가 먼저 나옵니다. 통상적으로 차완무시 (계란찜)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핑거푸드처럼 한입거리로 사시미(회), 무시모노(찜), 야키모노(구이), 아게모노(튀김), 스이모노(국물)를 제공합니다.

 

츠마미 이후, '스시'가 나오는데 흰 살 생선이 먼저 나오고, 뒤를 이어, 붉은 살 생선, 갑각류, 조개류, 성게나 아귀 간 등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보통 장어초밥, 후토마키가 나오며 스시 요리가 끝납니다.

 

스시 이후에는 마, 계란, 생선살, 관자, 새우 등으로 만드는 디저트 요리인 '교꾸'가 나옵니다. 식사로는 우동, 메밀, 청어국수 등의 국수 요리가 나오고 디저트로 마무리합니다.

 

보통 디너 기준으로 1인당 8만 원 미만은 엔트리급, 10만 원 내외면 미들, 20만 원 이상을 하이엔드급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본 뜻인 "셰프에게 맡긴다"에 비해 국내에는 고급 이미지가 정착된 분위기입니다. 이런 고급 이미지를 이용해 일식 외 다양한 음식점에도 '오마카세'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오마카세 용어의 남용

오마카세가 몇 년 전부터 국내에 인기를 끌면서 굳이 일식이 아닌 우리 음식에도 오마카세라는 용어를 남용하는 경우가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예를 들어, '한우 오마카세'. 우리나라 한우 요리에 일식집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를 사용하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커피 오마카세'는 또 무엇인지?) 굳이 일본어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일식 외 다른 형태의 식당에서는 적절한 우리말이 있었으면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올해 1월 한 학생이 한국어로 적절한 순화어나 대체어가 없는지 문의한 글과 아직 순화어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봤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우리말로 '맡김차림'이라고 쓰는 경우를 종종 접하는데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인지에 대한 질문과 문법적으로 가능한 구성이라는 답변도 확인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일제강점기에 사용하고 남은 일본어 잔재가 많아서 청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례로 소매가 없는 옷을 오랜 기간 소데나시로 일컬었다가 줄여서 나시라고 많이 말했습니다. '민소매'라는 순화어로 대체되어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마카세는 일식 요리의 특별한 형태의 문화로 그대로 받아들이되,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곳에는 '맡김차림'과 같은 우리말로 대체되어 자연스럽게 사용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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