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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현대카드 국내 도입을 위해 넘어야 할 것들

by Mc휴고 2022. 9. 13.

비접촉-결제-관련-그림

며칠 전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확정된 듯한 기사가 나왔으나, 현대카드가 이를 부인하며 또다시 '도입설'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아이폰 유저들이 아쉬워하는 가운데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을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애플페이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전체 스마트 폰 사용자의 1/4에 달합니다. OECD 가입국가 중에 애플페이를 쓸 수 없는 '유이'한 나라 (대한민국과 튀르키예)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비접촉식 결제의 편리함을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주위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는 모습이 부럽기만 합니다. 아이폰에는 분명 NFC (근거리 무선 통신) 모듈이 있는데 왜 우리는 애플페이를 쓸 수 없을까요? 그 이유에는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있습니다.

 

1. NFC 단말기의 낮은 보급률

우리나라의 NFC 단말기 보급률은 1% 정도로 아주 낮습니다. NFC 결제방식을 이용하는 애플페이가 넘어야 할 첫 산입니다. 거의 모든 가맹점에 있는 단말기는 MST 방식으로써 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이라고도 부릅니다. 보통 카드를 '긁는다'라는 표현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카드의 마그네틱 바를 리더기에 긁으면 자기장이 발생하는 원리입니다.

 

삼성페이는 이러한 자기장을 일으키는 기능을 스마트 폰에 탑재해서 기존의 MST 방식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별도의 단말기 설치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삼성페이 사용에 대한 별도의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은 보안에 취약하며 NFC를 이용한 결제방식이 보안에 강한 최신 기술입니다.

- NFC 단말기를 보급할 수 있었던 찬스를 놓친 대한민국

기억은 안 나지만 언제부턴가 ATM기나 셀프 주유소에서 마그네틱이 아닌 IC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사실 2015년부터 보안에 취약한 마그네틱 단말기를 IC 카드 단말기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는데, 이 시기에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서 NFC 기능을 넣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KB국민, 하나, 비씨카드에서 NFC 기능 도입을 주장했으나 업계 선두 주자였던 신한과 삼성카드, 그리고 다른 모든 회사들은 이미 앱카드 시장도 선점했고, 굳이 많은 자금을 쓰고 싶지 않아서 IC 단말기 전환에 집중하자며 반대했습니다. IC 단말기로 전환하던 시기에 NFC 기능이 탑재되었다면 어쩌면 더 빨리 국내 아이폰 사용자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애플페이 사용을 위해서는 대 당 20만 원에 가까운 NFC 단말기를 수백만 개의 매장에 깔아야 하며 그 큰돈을 카드사는 부담하기 싫어합니다. 애플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단말기 보급 비용은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국내 카드사는 애플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오랜 기간 긴 평행선을 그려왔습니다.

 

2. 통신규격 문제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EMV 통신규격은 가장 보편화되고 널리 사용되는 국제 기준입니다. 국내의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도 모두 EMV를 따릅니다. 하지만 이 규격을 사용하려면 EMV 규격을 만든 회사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국내 카드사가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EMV 규격 사용에 대한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아끼기 위해 독자적인 KLSC 규격을 작년 초에 만들었습니다. 애플페이가 EMV 규격만을 고수할지, 한국의 독자적인 KLSC 규격을 승인할 지에 따라 국내 도입 장벽의 높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수수료율

앞서 설명했듯이 삼성페이는 결제 수수료가 별도로 발생하지 않지만, 애플페이는 카드사로부터 건당 수수료를 받습니다. 미국의 경우, 0.15%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현재 카드사가 가맹점에게 받는 수수료율은 2% 안팎이며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국내 카드사가 수수료로 얻는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애플은 사용자에게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에 카드사가 이 비용을 떠 않아야 합니다.

 

현대카드와 애플페이의 협업 전망

애플과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협정으로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기사에 대해 현대카드는 당연히 부인을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전 세계적인 흐름과 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우리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어느 나라처럼 기술적으로 갈라파고스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기사가 올라오기 전에도 사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설이 올해 계속 올라오곤 했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즈음 아이폰 유저에게 애플페이가 선물처럼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위에 정리한 세 가지 카드사의 부담을 현대카드는 어떻게 슬기롭게 넘어갈지 주목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IC 단말기를 보급할 때 이미 NFC 기능을 탑재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이며, 초기에는 저조한 NFC 단말기 보급으로 인해 애플페이가 제한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카드가 독점으로 계약 중인 코스트코부터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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