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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떠난 여행 이야기

직장인의 세계여행 법 - 짧게 여러 번, 간 곳 또 가기

by Mc휴고 2022. 3. 11.

공항에서 여권 들고 여행 떠나는 모습

긴 여행을 즐기기 힘든 한국 직장인들의 현실을 살펴보고, 짧지만 알차게 여행하는 법을 소개합니다. 특히, 같은 곳을 여러 번 방문한 국가라도 즐겁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팁을 공유합니다.

 

 

 

서글픈 한국 직장인의 현주소

예전에 비하면 휴가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연차휴가를 길게 이어 쓰기 힘든 게 일반적인 한국 직장인들의 현주소입니다. 기껏 휴일이나 주말 전 후로 하루 정도 붙여서 짧게는 2박 3일, 보통 3박 4일 여행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저의 경우엔 인천행 밤 비행기에서 잠을 자고 3박 5일 여행 후, 공항에서 바로 출근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설 연휴, 5월 노동절, 어린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 가을 추석 연휴 등이 주말 포함해 기가 막히게 배열되면 나름 긴 여행을 할 수 있는 찬스를 얻기도 합니다. 2017년 10월 개천절과 추석, 한글날이 징검다리처럼 연결되어 연차 하루만 소진하면 9박 10일을 여행할 수 있었는데, 이때 많은 분들이 평소에 가기 힘들었던 먼 나라에 다녀오시거나 가깝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무는 여행을 하고 오셨습니다. 저는 당시 핀란드를 거쳐 아이슬란드 링로드를 일주하면서 난생처음 오로라도 보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에게 수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이런 날만 기다려서는 여행할 기회를 잡기 힘듭니다.

 

오늘은 이런 긴(?) 여행 말고 주말 끼고 연차 하루 사용해서 2~3박으로 다녀오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오고 가는 이동시간을 줄이려면 멀어봐야 동남아를 벗어나긴 힘듭니다. 코로나로 여행이 힘들어지기 이전에 일본, 홍콩,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인기 여행지였던 이유도 이 때문인 듯합니다. 짧게 다녀올 수 있는 나라의 선택지가 적다고 실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경험상 간 나라를 또 가도 새롭고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갔단 나라에 또 간다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부터 버리시기 바랍니다.

방문했던 나라에 또 가도 새롭다

한일관계가 냉랭해지기 전에 일본에 9번, 마카오 4번, 홍콩 3번, 태국 3번, 베트남 3번, 싱가포르 3번 다녀왔습니다. 물론 일로 다녀왔던 출장이나 짧게 다녀오기 애매한 미국, 유럽에 있는 나라들은 제외했습니다. 단 한 번 방문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사이판에 또 가고 싶습니다. 갔던 나라를 새롭고 재미있게 또 다녀오는 방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그 나라의 다른 도시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많이 방문하는 도쿄나 오사카를 간 적이 있다면 마쓰야마, 다카마쓰 같은 지방 소도시나 이국적인 오키나와를 다녀오는 것입니다. 태국 방콕에 다녀왔다면 다음엔 파타야까지 다녀오던가 푸껫과 같은 휴양지에 다녀왔도 좋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하노이에 다녀왔으면 다음번엔 다낭에 다녀오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도시마다 다른 풍경과 먹거리가 있기 때문에 같은 곳을 갔다는 느낌이 적어집니다. 

 

다음, 두 번째로는 같은 도시를 가더라도 여행 스타일을 바꾸거나 테마를 정하는 것입니다. 아끼고 아끼는 버짓 여행을 했다면, 다음엔 근사한 호텔을 좋은 가격에 미리 예약하고 미슐랭 레스토랑에도 가봅니다. 방콕의 경우, 세계의 배낭여행객들이 많다 보니 저렴하게 묵으며 여행할 수도 있었고 차오프라야 강가에 있는 특급 호텔에 묵으며, 블루 엘리펀트에 가서 쿠킹 클래스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도시지만 다른 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재미있는 테마를 정하면 여행은 더욱 즐거워집니다. 예를 들면, 일본 다카마쓰 여행은 순전히 사누키 우동의 맛을 찾는 여행이었습니다. 언젠가 여러분께 소개할 날을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함께 여행하는 멤버 구성을 다르게 하는 것입니다. 혼자, 커플, 친한 커플,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 등등이 있습니다. 저는 결혼 후 혼자 하는 여행은 못하기 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모든 여행은 아내와 함께 합니다. 다른 친한 커플과 함께 하거나 부모님과 함께 하면 같은 여행지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맛볼 수 있는 현지 음식의 폭도 넓어지고 함께 공유하는 추억이 커집니다. 물론 둘만 편하게 다니는 여행에 비해서 즉흥적으로 계획을 변경하기 힘들고, 사전에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부담은 있습니다.

 

 

지도 목적지에 핀을 꼽는 손

최적의 동선으로 일정 잡기

물론 저도 유명한 여행 유투버처럼 대략적인 루트만 설정하고 무계획 속에 길게 여행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2~3박 알차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엉뚱한 시간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스케줄은 잡아야 합니다. 패키지여행처럼 욕심내서 많은 곳을 다 보라는 뜻은 아닙니다. 시간 단위로 계획을 잡을 필요는 없지만 공항부터 숙소, 숙소에서 1일 차 2일 차에 방문할 곳들, 어떤 교통수단으로 움직일지, 등은 미리 정해놓고 그 시간 안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최소한 공항에서 숙소 가는 교통편이나 시간은 잘 계획해서 차질 없는 것이 좋습니다. 가뜩이나 짧은 기간 여행하는데 시작부터 진 빠지면 곤란합니다. 꼭 먹어야 할 것과 가야 할 곳도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탈출해서 새로운 장소,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들은 만나는 굉장히 즐거운 일입니다. 남들에게 '그건 여행이 아니다. 이게 진정한 여행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 올린 글은 '정답'이라고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짧은 여행을 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 여행자를 위해 다년간 경험한 내용을 압축해서 정리해 본 것입니다. 계속 새로운 여행 나랏 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올린 글이니 여행을 계획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곧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될 예정이라니 벌써부터 들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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